"공부 약이라고"…57초 만에 항우울제 두 달 치 '뚝딱'
수능을 앞둔 일부 수험생 사이에서 정신과 약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제 복용했다가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핵심 요약
- 수능 앞둔 수험생 사이에서 항우울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졌다
- 비대면 진료 앱으로 거짓 증상을 말해 두 달 치 처방을 57초 만에 받았다
- 12월 24일부터 우울증약은 화상통화와 미성년자 보호자 동의를 거치게 된다
수능을 앞둔 일부 수험생 사이에서 정신과 약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실제 복용 후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발생했다. 수험생 A 양은 친구로부터 항우울제가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우울증 증상이 있는 것처럼 말해 약을 처방받았다.
A 양은 복용 뒤 학원에서 '미칠 것 같다'는 느낌을 겪었다. A 양이 받은 약은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어 청소년에게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는 제약사 주의 사항이 있었지만, 처방 당시 이런 설명은 없었다.
57초 만에 이뤄진 처방
취재진이 직접 비대면 진료 앱에서 정형외과 의원에 '무기력' 증상을 호소하며 진료를 신청하자 곧 전화가 왔다. 의사는 증상을 되묻지도, 부작용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두 달 치 처방전을 발급하겠다고 했고, 통화 시간은 57초였다.
항우울제는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향정신성의약품과 달리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증상이 없는 사람이 정신과 계열 약물을 먹으면 부작용이 많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단순한 동의가 아니라, 보호자로부터의 (아이 치료) 정보도 얻어야 된다는 거죠.
—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2월 24일부터 적용되는 규정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가 본격 시행되는 12월 24일부터 우울증약은 반드시 화상통화를 거치고, 미성년 환자의 경우 의사가 부모에게 처방 동의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단순한 동의가 아니라 보호자로부터 아이의 치료 정보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며 ADHD 치료제와 심혈관계 질환약 처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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