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요일

하루를 여는 가장 빠른 뉴스

홈경제

항공사 탓인데 "배상 제멋대로"…엉터리 약관들

항공사 잘못으로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되거나 지연되면 숙소와 차량 예약을 포함한 여행 전체가 꼬이게 됩니다. 그럼에도 제대로 배상받기는 쉽지 않은데요.

박지훈 기자

입력 1분 읽기

핵심 요약

  • 국내외 항공사 22곳 중 21곳이 항공사 책임 결항에도 배상 규정이 없거나 재량에 맡겨
  • 항공 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은 지난해 3천200건으로 신고 1위
  • 소비자원, 항공사에 약관 개선 권고하고 법제화 등 제도 개선 논의 예정

항공사 잘못으로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지연돼도 제대로 배상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외 항공사 22곳의 여객 운송 약관을 조사한 결과, 21곳이 항공사 책임으로 결항하더라도 운임 환불 외 배상 규정이 없거나 배상 여부를 항공사 재량에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사정으로 취소할 때는 위약금을 물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항공 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매년 늘어 지난해 3천200건으로 소비자 피해 신고 1위에 올랐다.

결항 피해 사례

베트남 푸꾸옥 항공권을 예약했던 박 모 씨는 출발 한 달 앞두고 항공사로부터 중동 전쟁 때문에 노선 운영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호텔과 리조트를 모두 예약해 둔 상태였지만, 항공사가 제시한 것은 환불이나 베트남 다른 도시행 항공권뿐이었다.

박 씨는 3~4배 비싼 대체 항공권을 구했으나 항공사는 약관을 들이밀며 추가 배상을 거부했다. 항공권 초과 판매로 탑승이 불가능한데도 환불을 거부하거나, 기장 건강 문제로 결항했는데 '불가항력'이라며 배상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는 피해 구제를 신청하거나 개별적으로 소송을 통해 손해를 직접 입증해야 하므로 적절한 배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 전우성 한국소비자원 과장

제도 보완 필요성

유럽연합과 캐나다는 항공사 책임에 따른 결항 시 보상 규정을 법령에 두고 있지만, 국내에는 소비자 분쟁해결기준만 있을 뿐 법적 강제력은 없다. 한국소비자원 전우성 과장은 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신청하거나 소송을 통해 손해를 직접 입증해야 해 적절한 배상을 받기 어렵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항공사들에 불리한 약관의 개선을 권고하고, 관계부처와 법제화 등 제도 개선을 논의할 계획이다.

K새벽 뉴스레터

매일 아침 7시, 꼭 알아야 할 뉴스만 골라 보내드립니다. 구독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