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10억' 털렸는데…본사·업체는 '책임 미루기'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에게, 나흘 치 사용료로 갑자기 10억 원이 부과됐습니다. 알고 보니 계정이 해킹된 거였습니다. 이용자의 책임이 아니라는 분쟁조정위 결정까지 나왔지만, 해외 본사도, 이 서비스를 판매한 국내 업체도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있습니다.박재현 기자입니다.
핵심 요약
- 클라우드 계정 해킹으로 나흘 만에 10억 원대 사용료가 부과됐다
- 분쟁조정위는 이용자 지급 의무가 없다고 결정했지만 업체가 거부했다
- 아마존과 국내 재판매 업체 모두 책임을 미루고 있다
국내 공식 재판매 업체를 통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던 30대 서 모 씨가 지난 2024년 10월 재판매 업체로부터 사용료가 2억 1천만 원 나왔다는 메일을 받았다. 하루 80원 수준이던 사용료가 해킹으로 급증한 것이다.
서 씨 계정에서는 나흘간 바레인, 인도네시아 등 최소 8개 이상 국가에서 대용량 작업이 이뤄져 1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했다. 누군가 계정을 해킹해 가상자산 채굴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킹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정위 결정과 업체 거부
항의 끝에 이용료는 4억 원까지 내려갔지만 서 씨는 한국소비자원에 구제를 신청했다. 1년 넘게 심의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7월 서 씨의 부주의로 사건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재판매 업체가 사용량 급증을 나흘이 지나서야 인지한 점을 들어 지급 의무가 없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재판매 업체는 조정 결정을 거부했다. 서 씨는 금액이 커진 것에 대해 억울하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검색을 밤에 했었죠. 개인 파산이나 개인 회생을 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 서 씨
본사와 업체의 입장
아마존 측은 재판매 업체와 고객 간의 문제로 자신들은 무관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국내 재판매 업체는 이용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AI를 이용한 해킹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분쟁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훈 서강대학교 가상융합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옴부즈만 제도처럼 전문 조사 후 강제력 있는 중재 결정을 내리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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